지역 초고령화 사회 해법 실버산업 육성이 답이다 : 11.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에필로그 > 실버산업정보

지역 초고령화 사회 해법 실버산업 육성이 답이다 : 11.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에필로그

입력 2019.10.03. 14:05

“노인이 주인공…여기가 시니어 산업 천국”
日 후생노동성 산하기관으로 설립
실버마크 등 관련 서비스 산업 부흥
법·제도 개편 등 성과 벤치마킹해야

일본이 전세계적인 고령화 선진국으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급속도로 진행된 고령화를 국가적 차원으로 접근해 다양한 정책과 해결 방안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특히 고령화를 ‘실버산업’으로 특화산업화하며 별도 기구를 개설하고 해당 기구가 다양한 노인정책과 실버 서비스 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인력 뿐만 아니라 예산 등을 전폭 지원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고령화가 더이상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닌 전국가적인 차원에서 풀어내야 하는 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지역을 넘어 국내에서도 국가적 차원에서 실버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관련 법 개정 등에 논의가 선도적으로 이뤄져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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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정책 연구 등 사업 활발

취재팀이 방문한 일본 도쿄 지요다구 고우지마치에 위치한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

이곳은 지난 1987년 실버산업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후생노동성 산하기관으로 설립됐다.

실버산업 관련 업체와 상품에 대한 품질기준을 판별하고 요건을 충족했을 경우 실버마크를 부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특히 실버산업과 관련한 각종 조사연구와 정책자문 등을 함께 추진하며 일본 실버서비스산업의 질 향상에 앞장서고 있다.

또 일본 재가복지서비스 및 유료노인홈 제도 등 개발연구를 수행하는 한편 고령자 소비자 보호, 실버산업 전문인력양성 등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노인 인구·세대구조 변화에 따른 실버산업 수요 전망을 조사하는 것은 기본이다.

실제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는 주기적으로 연도별 고령화 추이와 실버산업 전망 결과 등을 발표하고 있다.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는 실버산업의 전체 시장규모가 지난 2005년 정점으로 오는 2030년에는 약 77조엔(약 854조6천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는 결과를 내놨다.

무엇보다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는 지난 2000년 노인 등 고령화사회 대비를 위한 사회복지보험제도인 개호보험이 제정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도맡았다는 것이다.

개호보험은 노인의 일상 및 능력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된 사회보험 방식에 의한 노인요양보장제도다. 해당 보험으로 노인보건법과 노인복지법 등에 의해 분리돼 제공되던 노인에 대한 생활도움 서비스가 일원화되고 보다 효율적이고 포괄적인 서비스가 노인들에게 제공될 수 있는 기반이 형성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 1980년 후반 노인복지 분야에 민간사업자들의 참여를 허용, 대형 업체들이 앞다퉈 실버산업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했다. 이는 노인복지 분야 실버산업이 독자적 사업영역을 구축하고 급속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개호식품 등 규격 보급 앞장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는 실버산업을 육성하고 노인들의 생활 속 질적 복지향상을 위해 지난 2015년부터 고령친화식품인 ‘개호식품(스마일케어식)’에 새로운 규격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 또 ‘유니버셜 디자인 푸드(UDF)’라는 규격도 갖춰 개호식품 생산업체들이 해당 규격에 맞춰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로인해 백화점과 편의점 등지에서 언제 어디서나 노인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관련 식품과 용품을 구매해 이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 인터넷 등을 활용한 구매와 함께 정기적인 배달 서비스도 가능하다.

스마일케어식은 씹는 힘과 삼키는 힘에 따라 총 8단계로 나뉜다. 파랑과 노랑, 빨강 등의 색으로 나눠 구분이 가능하다. UDF는 음식의 딱딱한 정도를 기준으로 4등급으로 구분된다.

‘개호음식’이라는 명칭이 해당 식품을 주로 이용하는 노인들에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세심한 배려도 갖췄다.

실제 해당 식품에는 ‘65세 이상 사용’ 이라던지 ‘먹기 불편한’이라는 문구 대신 ‘조금 부드러움’, ‘작은 사이즈’ 등 일반인들도 보고 편하게 먹고 거부감없이 즐길 수 있는 문구가 표기돼 부담없이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버산업 관련 법·제도 개편 절실

일본은 고령화 사회를 대비해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를 별도 조직해 운영하며 실버산업이 다각도로 육성될 수 있는 법·제도적 기반을 갖췄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고령화 정책에 대한 남다른 벤치마킹 사안이 되고 있다.

특히 일본 정부는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를 통해 민간사업자가 제공하지 못하는 부분에 한정해 민간사업자와의 경쟁을 지양하는 한편, 행정 규제로 인한 실버산업의 성장 저해와 민간사업자의 창의성, 효율성 저하를 막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지역이 벤치마킹해야 하는 선진사례로 주목된다.

지역을 포함한 국내에서 고령화 사회의 급속한 진행에 따른 부작용을 해소하고 노인문제가 더이상 사회문제가 아닌 특화된 실버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노인 산업 정책으로 이끌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 법과 제도를 하루빨리 개정하는 등 노인복지 분야의 기반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일본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 한 관계자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실버산업 육성은 반드시 필요한 정책 중 하나다”며 “노인이 중심이 된 다양한 실버산업 정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옥경기자 okkim@srb.co.kr·김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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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도 개편…노인 중심 산업 확대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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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구도메 요시타케 실버산업진흥회 사무총장

“일본이 전세계적인 고령화 사회 문제를 극복하고 실버산업 등 특화된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은 법과 제도가 뒷받침된 행정제도 아래 다양한 분야에서 복지와 산업을 한데 아우르는 큰 밑그림을 그리는 장기적인 비전에 있습니다.”

구도메 요시타케(54) 일본 실버서비스산업진흥회 사무총장은 일본의 고령화정책과 실버산업 발전 방향에 대해 “일본 정부의 실버산업 육성 정책은 기본적으로 행정제도가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는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 역시 과거 급속하게 진행된 고령화 문제에 정말 심각한 고민을 했다”며 “다만 고령화문제는 국가적 차원의 문제인 만큼 정부가 나서 전방위적으로 노인관련 정책을 만들고 관련 산업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전문화된 선도기구를 마련하고, 개호보험과 같은 사회적 보장 시스템을 만드는 등 앞다퉈 성과를 만든 것이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법과 제도가 마련되면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민간기업 등의 실버산업에 대한 자율참여와 상호경쟁에 따른 산업의 질과 양이 풍성해 질 수 있다”며 “큰 테두리 안에서 관련 산업이 자리를 잡을 수 있는 기틀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역시 최근 고령화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고령화문제를 해결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실버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선두돼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며 “실버산업은 단순히 노인들을 위한 산업이 아닌 청·장년 일자리 창출과 시장 경제 부흥 등 부가적인 이익을 수준높게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실버산업에 대한 육성정책이 하루빨리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출처 : http://www.honam.co.kr/detail/etc/583057